연재 1. 육임- 음양오행- 이오학- 역괘- 기학(理氣論)이란 무엇인가?
작성일 : 2023-10-10 19:29:28
一. 육임은 어떤 오행술인가?
육임은 천문역학(天文易學)이라고 합니다.
하늘에는 기운이 있고 땅에는 물상이 있고 그 중에 사람이 있어 우주의 주인이 되고, 이 삼재(三才)는 천․지․인(天․地․人) 도체(道体)로 항존(恒存)합니다.
육임은 사람을 세계 변화의 주체로 보고 그 기운을 계절과 당일(當日)과 현재 시각을 보아 판단하는 고등 오행술인데, 이른바 하늘 기운의 응집작용이 지리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당사자와 무슨 관계가 있게 되는가? 의 여하로써 귀중한 사람의 길흉성부를 간취하는 학문입니다.
1. 공간성
천하를 우주라고 하고, 상하좌우로서의 우(宇)는 위치, 장소로 나타나는 개체적 존재를 말합니다.
태양계는 우(宇)이고, 태양이 있고 지구를 포함한 많은 행성들이 있는데, 지구는 이 행성중의 하나이고, 지구 안에는 동서양 남북극이 있고, 동양중에 한국이 있고, 한국 안에 남북이 있고 남한안에 서울과 전라도와 경상도가 있습니다. 서울에는 강남구와 강북구가 있고 강북구에는 각 동이 있고 번지가 있어 번지마다 건물들이 있고, 건물안에는 각 층이 있고, 각 층마다 사무실들이 있고, 사무실 안에도 이방 저방으로 나뉘어 있고, 그 방안을 살펴보면 이 자리 저 자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소위 우주적 존재, 부피를 가진 물상으로서의 공간성이라는 것입니다.
사찰도 이산 저산에 있고 신명각도 이동네 저동네에 있고 오행당도 이거리 저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소가 전국적으로 산재(散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도 포함된 어떤 사물이 위치하고 있는 그 장소를 우리는 공간성을 지닌채 우주의 일물(一物)로써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아(我)는 우주의 중심에 존재하고 있게 되는 것이고, 나로부터 우주가 관계되며 우주는 나이고, 내가 곧 이 우주가 되는 것이올시다.
2. 시간성
시간을 말해 보겠습니다.
우주(宇宙)에서의 주(宙)는 고금(古今)을 나타내는 말인데, 즉 시간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개체존재가 되어 공간성을 지니게 됨과 동시에 어쩔 수 없이, 자연 현상과 법칙대로 생장소멸의 한계성(限界性)을 지니게 되고, 도저히 탈피할 수 없는 시간성을 안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를 합해 우주라고 하는 것인데, 이 시간이란 것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 올시다. 시작부터 끝까지 일정 불변하게 있어지는 것임을 물리과학에서는 일찍이 밝혀놓고 있습니다만 사람들은 생활의 편이를 위해 구분해 놓은 시간표의 착각속에 살고 있어서 세월이 간다, 시간이 흐른다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은 작년이 있으면 내년이 있게 되고 지난달이 있으면 이 달이 있고 어제가 있어서 내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고 힘쓰다가 늙어가고 결국 죽게 됩니다. 즉 시간은 불변한데 존재만 유(有) 무(無)하지요.
공간성을 안고 시간성을 지닌채 그렇게 살고 죽고 하는 것이 이 자연계의 만물이고, 이 우주의 시작이고 끝이며, 우리사람을 포함한 우주만물의 한계성인 것입니다.
3. 조우성(遭遇性)
공간은 기운으로 차있고 시간은 현상을 지닙니다.
이 둘은 항상 불가분한 관계로서, 그 안에서의 만물은 다만 우주의 운행질서에 순응되어지고 그 운동법칙에 의해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만남이라는 형식이 있습니다. 우주의 기운과 물상은 바로 이 만남에 의해 관계되어지고 희비애락을 겪게 되지요.
그렇다면 이 만남, 즉 조우라는 것이 우연(遇然)히 인간의 의지대로만 되어지는 것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바늘귀만한 구멍에도 기운은 가득히 채워져 있고 손톱밑 어디를 찔러도 피가 솟아나오듯 물질현상은 쉬임없이 운동하고 있는 것으로서 사람의 만남도 이러한 대 질서의 일응적(一應的)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느 한 사람이 어느 한곳에 있는 사찰을 찾아가 어느 특정한 스님을 친견하는 일이 일견(一見) 그 사람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으로 알기 쉬우나, 기실 그 사람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여러곳의 사찰을 놔두고 어느 한곳을 찾게 된 배경에는 위치, 장소로서의 공간성적 여건 때문인 것이고, 이를 다시 말하자면 전라도에 살게된 이유로 전라도 인근의 어느 절을 찾게 된 것이란 말이고, 작년이나 내년이나 어제나 내일이 있는데 굳이 오늘 찾아간 이유는 이 사람의 시간성적 조건의 부합 때문이란 것입니다.
다시말해, 어제는 빨래가 많이 밀렸었다든가 내일은 동창계모임이 있기 때문에 오늘밖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이유가 즉 시간으로 나타나는 여건, 또는 상황이란 것이지요.
이것을 우리는 자칫 그사람 개인의 사정, 의사, 의지로만 이해하고 마는 것인데, 사실 이는 엄연한 우주적 자연질서로서의 행동 양상이란 것입니다.
다시 말합니다.
여러 곳에 있는 사찰 중 어느 한 사람이 어느 한 절을 택해서 찾아 왔는데, 어제도 올수 있었고 내일도 올수 있을텐데, 하필 오늘 이 시간에 찾아든 것은 그 사람의 개인 의지가 아니라 우주의 생태, 공간과 시간성에 의한 자연질서, 그 순응양태의 일환적 행동양상이라는 것이지요.
과연 그럴까?
이 말이 맞는 말일까?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우주라는 거대한 유․무형의 존재․비존재 사이에 관여되고 통섭되어 지는 것일까?
그러면 그것에 대해 몇 가지 점검하고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철학은 과학의 길잡이라고 인식되어 있습니다.
철학에 의해 무형적으로 사고된 것을 과학이라는 물리적 잣대로 규명해 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현대과학의 정설에 있어서 「물체는 시공간의 구조에 영향을 끼치고 반대로 영향을 받은 시공간은 물체의 운동을 결정한다」라고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 물체의 활동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우주천체와 중대한 상관관계를 갖게 되고 그 기운이 운화되며 심지어 머릿속의 생각까지도 다른 생명체와 간섭관계를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즉 우주의 모든 존재들은 독립된 개체로서만 존립하는 것이 아니고 아주 작은 물질, 아주 큰 물체까지 한 조직체로 연결된 구성인자인데, 다만 차원과 형질과 상황을 달리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이 「보이지 않으나 있어지는 것 들」에 대해 중국 회남자(淮南子)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여름 벌레에게 겨울을 말할 수 없다」.
4. 측정성(測定性)
모든 민족에게는 각기의 풍속이 있고 각 고을마다 주민의 정서가 약간씩 다릅니다. 그릇도 모양과 크기에 따라 그 용도가 다르지요.
굽은 것을 재는 데는 곡자(曲字)를 쓰고 곧은 것을 가늠하는 데는 먹줄을 씁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알기 위해서는 깃발을 쓰고 비온 량을 따지기 위해 측우기가 생겼습니다.
이처럼 모든 사물의 질량과 본색을 알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의 구체적 도구가 필요에 따라 구비되어 지는 것이지요.
육임도 일반 오행술처럼 음양오행을 씁니다만 육임학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공간이라는 3차원과 시간의 차원이 융합된 시공(時空)이라는 4차원의 극점에서 모든 물리현상을 인식하려는 것, 이것이 곧 육임점(六壬占)의 학문적인 논리이자 시간성 위주나
공간성 위주의 타 오행술과의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이 오행의 생받고 극하고 제압하고 힘을 빼고 변화하는 상태를 보는 것인데, 보통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라고 하는 기운 10개와 물상 12개를 사용하여 그 작용을 따지는 것이올시다.
이 우주의 생태계는 저마다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법칙에 의해 순환되고, 사람의 행동기미 역시 이러한 법칙 안에서 행해진다는 것을 앞서 알아보았거니와, 그것을 오행이라는 범주(範疇)로 묶고 다시 천간지지라는 작용의 반경(半徑)으로 좁혀 그 양태를 측정해 보는 것이 도수(度數), 즉 확정의 성립이라는 것인데, 여기에서의 범주란 철학용어로서 어떤 사물의 개념을 분류하는데 있어 더 이상 일반화시킬 수 없는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최고의 「류개념(類槪念)」을 말합니다. 이것을 다시 오성(悟性) 개념이라고도 합니다마는, 예를 들어 우리가 붉은색의 종이를 볼 때 이것을 색체라는 법주에 속한 여러색 중의 한가지로서의 붉은 색이라고 인식하는 것처럼 어떤 대상을 일정한 개념과 도식체계에 용해하여 판단하는 방법, 이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육임이 음양오행 천간지지로서 도구를 삼는 것이라면 어떤 것을 이용하고 응용하여 그 측정의 가치를 도출해 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이 우주에 유행하는 천기(天氣)라는 것입니다.
천기는 보이지 않으나 분명하여 제 할 일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보이지 않은 기운이 지배하고 있는 작용을 소위 체용(体用) 관계라 하고, 또 이 보이지 않는 것을 지배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가리켜 도(道)라고 하고 이 도 역시 또한 자연(自然)에 귀속되어지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이 말은 노자(老子)가 한 것으로 원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人法 地
(사람은 땅의 법칙을 따르고)
地法 天
(땅은 하늘의 법칙을 따르고)
天法 道
(하늘은 도의 법칙을 따르고)
道法 自然 也
(도는 곧 자연이다)
그렇습니다.
육임은 바로 사람과 땅을 지배하고 있는 하늘, 즉 천기를 알아내 이 천기의 작용을 예의주시해서 이것이 어떤 양태로 사람에게 적용되고 있는가? 이것을 규명해 내는 학문인 것입니다.
이 천기의 응집이 결정되면 그것은 일정한 틀(과체) 속에서만 가변(可變)할뿐 일단 정해진 정체성(定体性)에는 영락이 없게 되므로 사물의 추이가 고스란히 밝혀지게 되지요.
우리는 바로 이 공부를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5. 육임(六壬)의 자의(字意)
끝으로 육임의 자의를 알고 가기로 하겠습니다.
육임(六壬)에서의 육(六) 자(字)는 역괘(易卦)의 북방 일육감수(一六坎水)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이 수(水)라는 것은 생명의 근원이며 시작이 됩니다. 모든 생명이 일단 어두운 수분속에 담겨 있다는 것이지요.
아버지의 정자속에 생명이 들었습니다. 씨앗속에는 수분이 그 촉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또 육자(六字)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부모․형제․자매․처첩 등의 육친이 있게 되는데 이런 가족은 사람의 울타리가 되고 의지가 되어 생존의 기본 단위가 됩니다.
임(壬) 자(字)를 보겠습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도(道)의 진리 역시 이처럼 자연적인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우주는 천지인(天地人)으로 되어 있어 이를 삼재(三才)라 하고 작대기 셋을 나누어 썼으며 이중 사람이 우주의 꽃이고 사람의 일을 밝히는 데는 가장 으뜸된 학문이라고 해서 임금 왕(王) 자(字)와 유사한 임(壬) 자(字)를 쓴 것이고, 다시 육임은 하늘과 땅과 사람의 진리를 꿰뚫고 있다는 것으로서 임(壬) 가운데 세로선을 썼던 것입니다.
노자를 보거나 회남자를 보거나 도를 잘 나타내는 것으로 물 이상 없다고 되어 있는데, 물(水)의 항구성과 변화성은 다른 목․화․토․금의 변화가 시공간적으로 형태를 가장한 것 뿐이라고 여기고, 그래서 옛 성인들이 이 임(壬) 자(字)를 쓴듯 합니다.
각 문헌들은 육임의 어원을 이렇게 말해 놓고 있습니다.
「하늘은 하나로서 물을 내고 땅은 다섯가지 질료를 지니고 있는데 물은 만물의 핏줄이고 생명의 근원이라 할만하며 땅은 만물을 길러내므로서 목화토금수가 만들어 이루는 공덕중 으뜸이요 이 하나를 이 다섯에 더해 여섯으로 완성되는 것을 보아 임수는 곧 양수가 되고 임수의 기궁은 해이니 이는 후천8괘중 건궁이므로 이리하여 물이란 오행중 만물을 처음 열고 시작하므로 육임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天一生水, 地生五土, 水是萬物的血脈, 也是生命的根源, 土可生育萬物, 所以水火土成育功德之最, 一加五就成六, 壬爲陽水, 壬寄宮在亥, 於後天八卦屬乾宮, 且水是五行之開始, 故以六壬冠名).
이어서 말합니다.
육임의 육(六)은 육십갑자 중 각 순마다 6개의 임(壬)자가 들었다는 것이고, 임(壬)은 북방 해(亥)의 본궁이므로 이 해(亥)가 건궁(乾宮)이 되어 역괘의 수괘(首卦)이며 사실상 북쪽의 정위이고 하늘과 가까운 방위로서의 천문(天門)이 되는 것으로서 육임이 하늘의 도(道)를 가장 잘 나타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육임을 소위 「천문역학」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내용대로 육임은 인사(人事)를 밝히는 데는 그 정확도와 정직성이 다른 학문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해 보시면 차차 알게 되고 희열심이 있게 될 것으로 압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순서 있게 한 가지씩 공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二. 태극(太極)․음양(陰陽)․오행(五行)
육임을 공부하는데는 천기의 작용을 알아야하고, 그 정체는 무엇이며 어떤 과정으로 전래되었는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긴요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것들에 대해 일괄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잘 읽고 잘 들어 육임을 운용하게 되는 천기를 확실하게 인식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1. 천(天)․신(神)의 태동
고대(古代) 원시인들은 인지(人知)의 미개발(未開發)로 인하여 삶의 형태와 방식이 미개하였고, 자연과 본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당시 인간들에 있어서의 자연은 인간에 대한 시혜적(施惠的) 대상이기 보다는 인간을 지배(支配)하고 위협하는 존재였습니다.
인간들은 자연의 거대(巨大)한 위력 앞에 무력적(無力的)이면서도 본능에 의한 종족(種族)의 번식을 꾀했고, 우생적(優生的) 자손들에 의해 자연과의 타협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은 어느 절대적(絶對的)인 힘을 가진 전능자(全能者)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고, 그는 인간으로서는 불가지(不可知)한 어떤 필요에 의해 비로 홍수(洪水)를 만들고, 눈(雪)으로 만상(萬象)을 얼어붙게 하며, 가뭄을 내서 사방(四方)을 메마르게 하여 인간을 징치(懲治)한다고 이해하고, 또 이 절대자는 순종(順從)하는 인간을 사랑하고 거역(拒逆)하는 인간에게는 벌(罰)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목적을 가진 절대자의 노(怒)를 풀고, 나아가 그 뜻을 미리 알아서 인간에게 닥치는 재앙(災殃)을 면(免)해 보자는 소박(素朴)한 생각을 하기에 이르러, 그 방법(方法)을 찾는데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들은 마침내, 절대자는 하늘에 있고, 하늘은 황천(皇天)․창천(蒼天)․상천(上天)등 일 것이며, 그 절대자의 이름은 천제(天帝)․상제(上帝)․옥황상제(玉皇上帝)등 일 것이라고 짐작하여 하늘에 인격(人格)을 부여하게 됩니다.
또한, 일월성신(日月星辰)과 산천구릉(山川丘陵)과 풍설뇌전(風雪雷電) 등의 자연현상(自然現象)에도 정령(精靈)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 이 신(神)들에 대해서도 숭배(崇拜)하고 제사(祭祀)하였으며, 더 나아가 인간에게도 영혼(靈魂)이라는 것이 있어 불멸(不滅)한다고 믿고 자기조상(自己祖上)은 물론, 공(功)이 많고 덕(德)이 높은 사람의 영혼까지 사모(祀慕)하는 믿음을 갖기에 이르지요.
이후 인간의 인지(人知)는 계속 발달하고, 인간의 삶을 간섭하고 주관(主管)하는 절대 신에 대해 사변적(思辨的)이고 논리적(論理的)인 원리(原理)를 적용하여 해석하기 시작하게 되는데, 이는 원시적(原始的) 신앙, 또는 신의 개념(槪念)에서 신학적(神學的) 또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우주론(宇宙論)의 단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신은,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며, 어떤 방법에 의해 만유(萬有)를 생성케 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구명(究明)을 시도하게 된 것이지요.
2. 신(神)의 자연성
이 단계는 중국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나타나게 되는 사상(思想)으로서, 특히 노자(老子)의 「무(無)」 사상이 그것이며, 이때 비로소 철학적(哲學的) 우주론(宇宙論), 즉 본체의(本體意)가 형성되어 후대(後代) 사상에 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노자는, 「인법지(人法地)․지법천(地法天)․천법도(天法道)․도법자연야(道法自然也)」라하여, 「사람은 땅의 법칙에 따라 살고, 땅은 하늘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하늘은 도의 법칙에 의해 존재하며, 도는 곧 자연이다」라고 우주의 체(體)를 밝히고, 그 생성 원리에 대해서는 「도(道)는 일(一)을 낳고, 일(一)은 이(二)를 낳고, 이(二)는 삼(三)을 낳고, 삼(三)은 곧 만물을 낳는다」라고 하여, 우주만물은 음양(陰陽)과 충기(冲氣)에 의해 조화(調和)된다고 보는 한편 「만물(萬物)이 극진(極盡)하면 무(無)로 돌아가며, 이 대법칙(大法則)은 절대로 깨트려질 수 없는 것」이라면서 자연(自然) 그 자체에 절대가치, 즉 신성(神性)을 부여했습니다.
도가(道家)는 당시, 몰락한 주대(周代)의 문물이 지닌 허위성(虛僞性)과 형식성(形式性)을 직시하고 반문명적(反文明的) 인식을 가지면서 나타났습니다. 즉 주대 사상과 문물의 주축을 이뤘던 인의예법(仁義禮法) 등이 형식화되므로서 자연히 그 중심 개념들이 인간의 천진(天眞)한 자연성을 구속(拘束)하는 질곡이 되어 버렸습니다. 도가는 이것을 주 나라의 몰락 원인으로 보고 그 질곡을 타파(打破)하려는 반형식적(反形式的) 탈가치(脫價値) 의식으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일체(一體)의 인위조작(人爲造作)이나 관념체계(觀念體系)등 사실의 본질을 해(害)치는 것에 대한 철저한 요해(了解)를 통해서 어떻게 인위조작(人爲造作)을 소화(消化)시키고 자유자재(自由自在)하는 자아(自我) 해탈상태(解脫狀態), 무위(無爲) 자연(自然)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지요.
① 이 시대에 노자(老子)와 더불어 크게 활약한 사학(斯學)의 진인(眞人)들로는 낙녹자(珞琭子)가 있었고, 소위 「합종연행(合從連行)」으로 유명한 소진(蘇秦)과 장의(張儀)의 스승인 귀곡자(鬼谷子)가 있었는데, 낙녹자(珞琭子)는 「원리소식부(原理消息賦)」를 지었고, 귀곡자(鬼谷子)는 「천명록(天命錄)」을 지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3. 불멸성(不滅性)과 교의(敎意)
한편 노자보다 연하(年下)로서 노자와 동시대(同時代)의 인물이었던 공자(孔子)는, 천(天)을 어디까지나 인격적(人格的) 주제천(主帝天)으로 보고, 이 천도(天道)는 자연현상의 원리이며, 인도(人道)의 근원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였는데, 노자(老子)가 유물(有物)의 생성 이전을 구명하려 했다면, 공자는 「사는 것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며, 사람의 일을 모르는데 어찌 귀신(鬼神)의 일을 알겠느냐? 즉, 미지생(未知生) 언지사(焉知死), 불능사인(不能事人) 언능사귀(焉能事鬼)」라 하며 유물(有物)의 생성 이후에 비중을 둠으로서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우주론이 결핍되게 되었는데, 그로부터200여년 후 송대(宋代) 주자(朱子)가, 천(天)을 주제자(主帝者)로서의 종교의적 천(宗敎意的 天)과, 창창자(蒼蒼者)로서의 과학의적 천(科學意的 天), 그리고 훈리자(訓理者)로서의 철학의적 천(哲學意的 天)으로 분류하고, 이중 훈리자(訓理者)로서의 천(天), 즉 이법적(理法的) 천(天)의 개념을,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음양(陰陽)․오행(五行) 사상과 합화(合化)하여 이기설(理氣說)로의 태극사상(太極思想)을 정립하여, 집대시킬 때까지는 그 교의적(敎意的) 열세를 불면(不免)하게 됩니다.
4. 태극사상(太極思想)
주자(朱子)의 이기설(理氣說)은, 주자의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이라는 새로운 이념을 따른 것이었는데, 그 이전(以前)까지는 「易」 계사전에 나오는 「역유태극(易有太極)」에 의해 태극(太極)만을 우주의 본체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주자는 그의 태극도설에서, 무극(無極) - 태극(太極) - 음양(陰陽) - 오행(五行) - 만물(萬物)의 순서로 우주의 생성원리를 해명한데 비해, 동(同) 시대의 소강절(邵康節)은 우주의 이상적(理想的) 구현이 태극(太極) - 양의(兩儀) - 사상(四象) - 팔괘(八卦) - 만물화육(萬物化育)의 순(順)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사람 장횡거(張橫渠)는 우주는 태허(太虛)이고, 태허(太虛)에서 음양(陰陽)으로, 음양은 다시 기(氣)로 환원되어 제물(諸物)이 유좌(有佐)한다고 논하므로서, 이 3가지 이론은 후대(後代) 학자들의 논쟁을 야기(惹起)시키게 됩니다.
② 노자(老子) 이후 전말(戰末)때 이름을 떨친 사학(斯學)의 장로(長老)들로는 동중서(董仲舒)․사마이(司馬李)․동방삭(東方朔)․엄군평(嚴君平)․장자방(張子房)․추연(鄒衍) 등이 있었습니다.
특히 손빈․강태공․오자서․범려․제갈 등이 육임학을 했다고 「사기(史記)」에 알려져 옵니다.
또, 동중서(董仲舒)는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로 음양오행을 신격화(神格化)시켰고 추연(鄒衍)은 「오덕종시설」과 「상극설」로 음양오행설의 골격을 입성(立成)시켰습니다.
그러면 태극(太極)이란 무엇일까요?
태극이란, 모든 만물을 존재하게 하는 근본 생성 원리이자 그 기초적 단위입니다. 태극의 태(太) 자(字)는 크다, 또는 맨 처음이라는 뜻이요, 극(極) 자는 지극하다, 궁진하다, 또는 존재세계(存在世界)의 분기점(分岐點)을 의미하며, 더없이 크고, 더 이상 갈수 없는 기맥(氣脈)의 극치로서, 천지가 나누어지기 전(前)의 원기(元氣) 혼일(混一) 상태임과 동시에 시(始)와 종(終)이 성립되어지지 않은 잠재적 실체 입니다.
이 태극은 이(理)와 기(氣)로 충만(充滿)되어져 있으며, 이(理) 또는 기(氣)의 역동(力動)에 의해 음(陰)과 양(陽)이 운행하게 되고, 양이 극하면 음이 되고 음이 진하면 양이 되어 이 음양의 동태에 따라 제물현상(諸物現象)은 비로소 구체적(具體的)인 대소(大小)와 명암(明暗)과 자웅(此雄)과 내외(內外)등으로 구분되어진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만물의 근원이 되는 상반(相反)된 성질을 가진 음양 사상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것인데, 선진(先秦)시대 때 까지는 이 음양 양위(兩位)로서 만물을 해명하는 철학이 일반(一般)이었다가, 진말(秦末)과 한대(漢代)에 이르러 다시 오행 사상과 합치(合致)되어 음양 오행화가 되었고, 10간(干) 12지(支)를 결합하여 천문(天文) 지리(地理) 역보(歷譜) 등 술수학(術數學)의 기초 이론을 정립시키게 되며 음양오행 사상은 이때부터 더욱 복잡한 이론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5. 음양오행론
오행은, 만물을 생성(生成)하고 만상을 변화(變化)시키는 다섯가지 원소인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를 이르는 것이고, 이 다섯가지 질료(質料)는 우주공간에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므로 행(行) 자를 써서 오행(五行)이라 말하는 것이며, 만물의 구성요소로 인식되는 기(氣)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오행의 기원(紀元)에 대하여 지금까지 알려진바에 의하면 오행의 이름이 처음나온 것은 서경(書經)의 「감서(甘誓)」이나, 그 보다 앞서 「우공(禹貢)」에 육부공수(六府孔修)란 말이 있는데, 육부(六府)란 오행(五行)에 곡(穀)을 하나 더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행에 대한 상세한 것은 「홍범(洪範)」에 있습니다. 이 홍범은 중국 하은주(夏殷周) 삼대(三代) 왕조(王朝) 사상의 총괄로서, 주(周)의 무왕(武王)이 천하를 통일(統一)한 후 은(殷)의 현공자(賢公子)였던 기자(箕子)에게 도를 물음에, 그는 대우(大禹)로부터 전해온 홍범구주(洪範九疇)로서 대답하였다고 하는데 구주(九疇)란 천도(天道)․지도(地道)․인도(人道)의 삼재지도(三才之道)를 9개(個)의 범주로 묶어 요약한 것인바 그중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오행이 설(說)해져 있었다고 알려져 옵니다.
오행 사상은, 상고(上古)시대에는 일반생활(一般生活)의 필수 질재(質材)로 여겼다가 점점 유형(有形) 무형적(無形的)인 모든 사물의 근본으로 취급되어 졌으며, 물질 구성의 궁극 요소로 보게 됩니다.
「좌전(左傳)」에는, 이미 오행을 오성(五聲 :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와 오색(五色 : 청(靑)․황(黃)․적(赤)․백(白)․흑(黑)), 오미(五味 : 신(辛)․산(酸)․함(鹹)․고(苦)․감(甘))에 배당시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음양오행을 실재적으로 인사(人事)에 적용하여 사용한 것은 전국(戰國)시대 말(末) 추연(鄒衍)으로부터 인데, 추연은 오행은 수(水)․화(火)․금(金)․목(木)․토(土)의 순(順)으로 상극(相剋)하여 이김으로서 물사(物事)를 이룬다는 상극설(相剋說)을 주장하고, 그의 저서(著書) 「오덕종시편(五德終始編)」에서 하은주(夏殷周)를 각각 목(木)․금(金)․화(火)의 순(順)으로 보아 금(金) 극(剋) 목(木), 화(火) 극(剋) 금(金)의 원리로 앞 조정을 뒷 조정이 극(剋)하므로 나라의 응천(應遷)을 가져왔고, 주(周)나라는 화(火)이므로 수(水)의 극(剋)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것입니다.
이 오행(五行) 상극설은 한초(漢初)에 유향(劉向)의 오행 상생설(相生說), 즉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순서로 서로 상생(相生)하므로서 현상(現象)의 존재는 항변(恒變)된다는 주장과 합께, 앞으로 기술(記述)할 이기론의 근본 원리가 됩니다.
다시 다음을 보겠습니다.
사계(斯界)의 장로들을 네모칸 마다에 열거 합니다.
③ 이 한대(漢代)에 유명했던 사학(斯學)의 인물(人物)로는 유향(劉向)․관로(管 輅)․진유곽(晋有郭)․박북제(璞北齊)․유위정(有魏定)․정현(鄭玄) 등이 있었고,
조욱(趙旭)․원천강(遠天剛)․장량(張良) 등이 육임을 했으며 또한 이 때 회남자(淮南子)로 유명한 유안(劉安)에 의해 내외서 2만자구가 지어져 내서(內書)에 「육임천장오행배속」과 천지반 등의 육임제법들이 보다 체계적인 육임학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기학의 비조로 일컬어지는 장횡거(張橫渠)는 모든 현상이 구체적이고 개개물질(個個物質)로 생성되었다가 소멸되는 것을 기(氣)의 응집(凝集)과 소산(消散)의 작용으로 착안하였으나 종류(種類)가 달라지는 종원(種源)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자료적(資料的)인 기(氣)에서 어찌하여 천차만별(千差萬別)한 다양태(多樣態)가 산출(産出)되는지 그 이유를 밝히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문제는 송대(宋代)에 와서야 주자에 의한 태극도설로서 해명되기 시작했는데, 태극의 상위(上位) 개념으로서 무극(無極)에 의해 우주의 실체(實體)를 밝히려 했던 주자(周子)의 우주론을 이어받은 정자(程子:이천(伊川)와 주자(朱子:희(喜)는 여기서 리(理)를 착안(着眼)하여 이기(理氣) 이원설(二元說)을 정립, 집대(集大)시킴으로서 만유종별(萬有種別)의 문제를 규명하게 됩니다.
6. 이기론(理氣論)
정자(程子)․주자(朱子)에 의하면, 우주는 기(氣) 뿐만 아니라 리(理)의 산물(産物)이라는 것이지요. 기(氣)의 응결(凝結)이 서로 다른 리(理)를 따라 상이(相異)한 방법에 의해 상이(相異)한 물질로 생성된다는 것인데, 이 리(理)는 개개물상(個個物象)에선행(先行)된다는 것입니다.
만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물체이든지 그 물체속에 어떤 원리가 현실적(現實的)으로 공존(共存) 내재(內在)해 있으며 이론상(理論上)으로는 이것은 초월 선재(先在)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어떤 사물이 존재하면 그 사물에는 반드시 어떤 원리가 존재하며, 그 원리를 따라 그 원리가 상응(相應)하는 구체물(具體物)이 생성(生成)된다는 것이지요.
정(程)․주(朱)는 이 원리를 리(理)라고 하고, 그 사물은 기(氣)라고 칭하였는데, 리(理)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도체(道體)로 보고, 기(氣)는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인 기물(器物)로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주는 근원적으로 리(理)에 의해 생겨났다는 것이고, 그 근원적인 리(理)가 다름아닌 태극(太極)인 것이며, 이 태극이 곧 천명(天命) 또는 천(天)이라는 것이지요. 이상적(理想的)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우주물질의 질료가 물론 기이지만 그 기는 생멸성(生滅性)을 갖는다는 것이고, 그 기 생멸의 원리․원인이 곧 리(理)라는 것입니다. 즉 우주 발생을 주리적(主理的)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생멸(生滅)하는 기의 존재를 소급하면 원시적 기(氣)인 일원(一元) 일기(一氣)가 있게 되고, 그 원시적 기의 생성 역시 리(理)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며,그 원시적 기(氣)가 곧 음양(陰陽)이고, 그 음양의 생성원인(生成原因)으로서의 리(理)가 결국 태극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程)․주(朱)의 이기(理氣) 이원설(二元說)에는 음양오행과 태극이 근원을 이루고 있는데, 음양오행과 태극이 서로 상통융화(相通融和)하여 우주론적(宇宙論的) 체용사상(體用思想)으로 발전되고, 이 시대의 철학자들, 즉 주렴계(周濂溪 :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 소강절(邵康節 : 무위지본야(無爲之本也),장횡거(張橫渠 : 일물양체기야(一物兩體氣也 : 신덕수(愼德秀 : 만물일원자만리통회지명(萬物一原者萬理通會之名), 진북계(陳北溪 : 지중지정지정지수지신지묘지의지의(至中至正至精至粹至神至妙至矣至矣),임천오씨(臨川吳氏:시종일반무증무멸무분무합(始終一般無增無滅無分無合),진이희(陳夷希)․장천사(張天師)․이순풍(李淳風)․마의선(麻衣仙)등과, 이외 왕충(王充)․서자평(徐子平 : 연해자평(洲海子平))․양웅(揚雄)․회남자(淮南子 : 잡가(雜家) 천문훈(天文訓) 등 모두가 기(氣)를 우주(宇宙)의 본체(本體) 또는 본질(本質)로 파악하되 다만 리(理)와 기(氣)의 선후(先後) 상하(上下)를 두고 주장(主張)을 달리하면서 그 쟁론(爭論)이 명대(明代) 청대(淸代)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성리학자(性理學者) 및 기학자(氣學者)들, 즉 화담(花譚)․퇴계(退溪)․율곡(栗谷)․회제(晦濟)․토정(土亭)․다산(茶山 : 이설(異說)이 있음)․망기당(忘機堂)․고봉(高峰)․추만(秋巒)․양재(陽材)․만해(晩海)․정암(靜庵)․녹문(鹿門)․남사고(南師古)․북창(北窓) 등에게 까지 파급되게 됩니다.
④ 이 시대에 진이희(陳夷希)는 「자미두수(紫微斗數)」를 지었고, 소강절(邵康節)은 「매화역수(梅花易數)」를 지었으며, 또 이 두사람은 공동(共同)으로 「하락이수 (河洛理數)」를 저술하였습니다. 한편 마의선(麻衣仙)은 「마의상법(麻衣相法)」을 지은 것으로 유명(有名)하지요. 이정․야율․유백온 등이 육임을 했고 이때, 서자평(徐子平)은 당대(唐代) 이허중(李虛中)의 「명리설(命理說)」을 집대(集大)하여 출생일의 천간(天干)을 위주로 한 간명법(看命法)을 정립시킴으로서 비로소 사주 명리학(四柱 命理學)의 체계(體系)가 완성(完成)되었고, 그는 명리학(命理學)의 종주(宗主)가 되었습니다. 그의 저서로는 「연해자평(洲海子平)」이 유명(有名)한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겁니다.
7. 주역(周易)
그렇다면 기(氣)의 소질(所質)인 태극(太極)을 논증(論證)한 주역(周易)은 어떤 것인가?
이것도 한번 짚고 넘어가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역의 유래(由來)는 이렇습니다.
사마천(史馬遷)의 사기(史記)와 반고(班固)의 한서(漢書)에 의하면, 태호복희(太昊伏羲)가 8괘(八卦)를 그리고, 문왕(文王)이 중괘(重卦)를 그려 64괘(卦)로 만들고 괘사(卦辭)를 지었으며, 주공(周公)은 384효(爻)에 대한 효사(爻辭)를 지음으로서 주역의 경문(經文)이 이루어졌는데, 공자가 다시 10익(十翼)을 지어달아 역의 경론(經論)을 완성하였다고 전해져 옵니다.
그러나 송대(宋代) 구양수(歐陽修)는 공자(孔子) 10익(十翼)을 부인하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진(秦)․한대(漢代)의 유학자들이 그때까지 열세에 놓여 있던 유가(儒家)의 우주론적 생성론을 보완하기 위하여 도가(道家)와 음양가(陰陽家)들의 이론을 섭취, 응용 서술한 것이라고 주장하여 이설(異說)을 낳았고, 역(易)도 하(夏) 때는 연산역(連山易), 은(殷) 때는 귀장역(歸藏易)이 있었으며, 주(周) 때 다시 조합된 것이라하여 상고(上古)에 이미 역리(易理)에 관한 서적이 있었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한대(漢代) 정현(鄭玄)은 역에는 간역(簡易)․변역(變易)․불역(不易)의 3가지 대의(大義)가 있음을 정리했는데, 우주 삼라만상은 변화가 무궁하여 잠시도 정지함이 없이 움직이므로 변역(變易)하는 것이요, 변(變)하는 중(中)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어 그 법칙은 불역(不易)하는 것이요, 변(變)하고 불변(不變)하는 것이 매우 복잡 다단한 것 같으나 그 원리는 간단 용이한 것이므로 간역(簡易)이라 한다고 부연해 놓고 있습니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의하면, 옛날 복희씨(伏羲氏)가 왕(王)으로서 천상지법(天象地法) 및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멀리는 외물(外物)에서 취하고 가까이는 사람의 몸에서 취해 8괘(八卦)를 만들어 그것으로 신명(神明)의 덕(德)을 얻어 만물의 실상(實相)을 분류하였다고 합니다.
8괘(八卦)란, 천지(天地) 만물을 8개(個)의 범주로 요약시킨 것인데, 건(乾)( )․태(兌)( )․이(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 )으로 나누어 표시하며, 이것을 인신(引伸)하여 연역(演易)시킴으로서 미래사(未來事)를 추수예지(推數豫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역(易)이란 현재의 입장에서 취해야 하는 행동규범(行動規範)을 제시해 주는 점서(占筮)가 그 본래의 목적이 됩니다. 즉 역(易)은, 대소(大小)와 강유(剛柔)와 음양(陰陽) 양의(陽儀)를 세워 그 왕래(往來) 소장(消長)으로서 길흉(吉凶)을 판단하려는 것이고, 8괘(八卦)로서 삼라만상(森羅萬象)을 해명하여 인간의 화복(禍福)은 물론 처세(處世) 육도(六道)까지 수화(數話)하며, 나아가 위정자의 통치 윤리까지 장설(掌說)하므로서, 주역(周易)은 제왕지학(帝王之學)으로 까지 존숭(尊崇)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정이천(程伊川)은 주자(周子)의 문하 에서 수학(受學)하고, 음양기화(陰陽氣化)로서 리(理)의 실재(實在)를 확립하여 이기설(理氣說)을 창안한 사람인바, 주역(周易)의 해석에 있어 도덕과 경세적 측면의 군자의(君子義)를 강조한 반면 주자(朱子)는 당대(當代)의 분분(分分)한 제설(諸說)을 이기설(理氣說)로 집대한 역할을 해냄으로서 주자학(朱子學)을 일으킨 장본인인데, 주역(周易)은 본래 점서(占筮)이므로, 어디 까지나 점서가 중점 되어져야 한다고 주장, 점의적(占意的)인 해설을 가(加)하여, 이때부터 주역(周易)은 이천역전(伊川易傳)과 주자본의(朱子本義), 두 갈래도 계승되어지게 됩니다.
이후 육조(六朝) 시대에는 노장(老壯) 사상이 풍미하게 됩니다.
노장(老壯)의 본체론(本體論)은 엄밀한 의미에서 유가(儒家)나 음양가(陰陽家)와는 다르기는하나 도체(道體)로서는 서로 상통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을 체용(體用)의 근간(根幹)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道)에서 말하는 성(性)은 유(儒)에서의 신(神)이요, 도(道)에서 말하는 명(命)은 명리학(命理學)에서의 기(氣)인 것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명리(命理)라는 것은 사주(四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오행술의 총칭이 됩니다.
이때 소위 제자백가(諸子百家)라 하여 동양사상으로 일컬어지는 각 학파의 주의 주장이 꽃을 피웠는데 이를 백화쟁명(百花爭鳴)이라고도 하고 이를 대변하여 육가(六家)로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유가(儒家)․법가(法家)․도가(道家)․음양가(陰陽家)․명가(名家)․묵가(墨家)가 그것이며, 나중에 한대(漢代) 유안이 집대한 「해남자」의 주의를 두고 잡가(雜家)가 하나 더 붙습니다.
이를 보면, 당시 유가와 음양가는 동등한 위상을 지녔음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청조(靑朝) 강희제(康熙帝)의 말을 옮겨 보겠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은 천명에 맡기는 것(盡人事待天命),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바이다. 농사지을 때는 들판에서 열심히 일하고 나서 좋은 날씨를 기대해야 한다.
1688년 봄에 가뭄이 들어 「주역」으로 점을 쳐보라고 하였다. 점자가 ‘돌파’를 뜻하는 쾌(夬)를 뽑았다. 이는 큰 인물이 겸손하게 된 이후에야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의미였다.
바로 이 달에 대학사 밍주의 파당에 속한 대신들을 모두 해임시켰다.
점자들은 종종 나쁜 징조는 못 본 체하고 넘어가지만 나는 그들이 점친 결과를 이중으로 점검하고 나서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한 번은 흠천감에서 온화한 남동풍이 불고 있다고 하였지만 궁궐 내에 있는 관측기구로 풍향을 재어 보니 불길한 북동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흠천감의 관료들에게 우리 청조는 나쁜 징조를 꺼리거나 회피하지 않는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또 관찰한 징조를 해석하는데 상상을 보태거나 과장하지 말라고도 주의를 주었다. 인간사는 일식과 월식이 야기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일식과 월식이 언젠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보다도 우리가 이로 인한 곤란을 막고 평안함을 얻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메뚜기 문제는 백성들이 먹고 사는 것과 관련해서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도 백성들에게 메뚜기는 없앨 수 있는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메뚜기알이 부화되더라도 땅속 깊이 쟁기질을 하여 부화하는 메뚜기를 죽이면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듬해의 추수도 풍성해지길 기약할 수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는 많은 일들이 운명적으로 결정된 듯이 보이지만 인간의 힘이 이런 저런 방식으로 하늘의 작용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돋보기나 지남침같이 아주 작은 물건을 가지고도 그럴 수 있다. 해와 달, 행성의 움직임, 겨울과 여름의 절기, 일식과 월식에 대한 예보를 정확히 하는 것, 이 모든 것은 봄의 파종, 여름의 제초, 가을의 추수를 잘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하늘이 자신의 일을 다하도록 재촉해야지, 하늘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된다.
우리 자신의 삶도 이와 비슷하다. 비록 우리의 삶은 운명이 좌우하지만, 그 운명이란 우리의 마음에서부터 생기는 것이고, 행복은 우리 스스로가 추구하는 것이다. 행성이 움직이는 궤도를 통해 결혼운, 재물운, 자식운, 직업운, 일년운 등에 관하여 점칠 수 있지만 이런 예언이 훗날의 경험과 비교해 보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는 바로 진인사(盡人事)하지 않으면 하늘의 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점자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해서 “나는 성공할 운명이야. 그러므로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없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또 점자가 부자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고 해서 가만히 앉아서 재물이 굴러 들어오도록 할 수 있는가? 점자가 불행 없는 삶을 살 것이라고 하였다 해서 겁 없이 무모하게 날뛸 수 있겠는가? 주팡단(朱方旦)처럼 제정신이 아닌 이단적인 점자는 광기어린 말과 선동적인 책자로 한 성의 순무나 장군들을 그릇되게 인도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참수 시켜야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맹인 뤄(羅)만큼 별점을 잘 친다면 대 장군이라도 그에게 보내서 상의하게 해야 할 것이다」.
8. 석 씨(釋 氏)
여기에서 한가지를 더 살피고 가겠습니다.
주(周)나라 장왕(莊王) 9년(年) 4월초8일(四月初八日)에 항성(恒星)이 보이지 않더니, 하늘에서 성운(星運)이 비 오듯 쏟아지는 광경이 벌어졌는데, 이때 석씨(釋氏)가 인도에서 태어났던 것입니다. 이 석씨(釋氏)가 성도(成道)하여 진시황제(秦始皇帝)때 불교가 들어와 점차 중국(中國)에 동화됨으로서 수(隨)․당(唐)에 이르러 중국(中國) 불교(佛敎)의 완성을 보게 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천태(天台)․화엄(華嚴)․선(禪)이고, 이 삼종(三宗)은 유(儒)와 도(道), 이교(二敎)를 가미하여 종합한 형태가 되었으며, 이로서 중국 철학(哲學), 또는 동양 삼국의 철학 내지 사상은 도(道:仙)․유(儒)․불(佛) 삼교(三敎)의 합종(合從) 기운을 포함하게 됩니다.
불(佛)이란 도(道)에서의 자연(自然)이고, 불(佛)에서의 심(心)이란 유(儒)에서의 의(意)이며, 불(佛)의 성(性)이란 유(儒)에서의 심(心)이고, 도(道)에서의 무위(無爲)입니다.
그리고 도(道) 불(佛)을 섭취한 신유학(新儒學)은 이학(理學)을 송대(宋代)의 대표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킨다음 육상산(陸象山)에 의해 심학(心學)이 대두되고, 명대(明代)에 와서 왕양명(王陽明)에 의해 심학(心學)이 성해지게 되어 신유학(新儒學)의 극치를 이루게 됩니다.
⑤ 이 당대(唐代)에 사학(斯學)의 권위자로서 원천강(袁天綱)․일행선사(一行禪師)․이필(李泌)․이허중(李虛中) 등이 크게 활약했는데, 일행선사(一行禪師)는 「성역서(星歷書)」를 지었고, 풍수사(風水師)로 유명한 우리나라 도선(道詵)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00년의 차이(年代)를 들어 부정하는 설(說)도 있으나 또 일설(一說)에 도선(道詵)은 일행(一行)으로부터 음양술(陰陽術)과 풍수지리(風水地理)를 전수받았으며, 이허중(李虛中)은 당시까지 사람의 출생년을 위주로한 간명법(看命法) 「오성술류(五星術類)」를 배제하고 연월일시(年月日時)의 생극(生剋) 제화(制化)와 왕상휴수(旺相休囚)와 음양(陰陽) 통변(通變)으로서 인간의 길흉 화복을 결단하는 「옥정결(玉井訣)」을 지어내고 명리설(命理說)을 주장하여 명리학(命理學)의 시원(始源)이 되었고, 이는 앞서 살핀대로 후대(後代) 송(宋)의 서자평(徐子平)에 의해 가다듬어지게 되었던 것인데 이때부터 고도한 오행학(五行學)이 완성되게 되었습니다.
육임가(六壬家)로는 축여(祝汝, 또는 秘)가 「육임대점(六壬大占)」을 도교의 술수서로 썼는데 주로 병법(兵法)입니다. 그 일부를 본 육임강론에 옮겨봅니다.
출처: '효사육임강론' 상권
효사연 동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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